좌담 도입 — 한 주 동안 4개국·5개 회담, 그리고 자원안보 외교의 의미
2026년 6월 9일부터 18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에 나섭니다. 벨기에·EU·이탈리아·교황청을 거쳐 마지막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입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6월 5일 브리핑에서 이 일정과 함께 “우리 정부 출범 후 첫 G7 무대”라는 의미를 공식화했습니다. 같은 주, 산업통상부 문신학 차관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알 카타니 다운스트림 부문 사장과 면담을 갖고 원유·나프타 안정 공급과 전략비축유·원유 저장 인프라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공식 자료(유럽 순방 일정, 안보실장 브리핑, 한·사우디 아람코 면담)를 토대로, 외교·통상 전문가 A와 에너지·자원안보 전문가 B가 “이 한 주가 한국 외교에 남길 것”을 짚어봅니다. 관련 정책 좌담은 2026-06-07 AI 민생 10대 프로젝트·연.예.인 R&D 좌담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부 좌담 — 벨기에·EU 정상회담: 8년 만의 양자 방문, 18조 유로 단일시장
A(외교·통상 전문가): 우선 일정 자체가 의미를 분명히 합니다. 이 대통령은 6월 9일 저녁 브뤼셀에 도착해 동포 만찬 간담회로 일정을 시작하고, 10일 오전에는 드 웨브흐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 오후에는 필립 국왕 면담을 갖습니다. 올해는 한-벨기에 수교 125주년이라는 상징적 분기점이고요. 같은 날 오후에는 브뤼셀에서 EU와의 정상회담과 협정 서명식이 이어집니다. EU의 경우 우리 정상의 8년 만의 양자 방문이며, 지난해 캐나다 G7 계기 회담에 이어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는 1년 만에 재회하는 자리입니다.
B(에너지·자원안보 전문가): 숫자로만 봐도 EU 양자 방문의 무게가 다릅니다. 위성락 안보실장 브리핑에 따르면 EU는 인구 4억 5천만 명, 회원국 27개국, GDP 18조 유로 규모의 단일시장이고, 한국 기준 제3위 교역국입니다. 벨기에는 EU 내 제2의 항구인 안트워프항이 있는 유럽 물류의 중심지이자 화학·바이오 클러스터 거점이기도 합니다. 안보실은 이번 EU 방문의 기대 성과로 ① 對유럽 외교의 본격 가동, ② 우리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 권익 보호, ③ 안보·국제 현안 공조 강화 세 축을 제시했습니다.
2부 좌담 — 이탈리아 국빈 방문과 교황청: 멜로니 총리와 세 번째 회담,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첫 한국 정상 방문
A: 이 대통령은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합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는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 회담, 올해 1월 멜로니 총리의 공식 방한 회담에 이어 세 번째 공식 회담이 됩니다. 이탈리아 측 국빈 행사 프로그램에 따라 로마뿐 아니라 피렌체 방문이 함께 잡혀 있다는 점도 양국 협력의 폭을 보여줍니다.
B: 그리고 14일부터 15일까지는 교황청을 방문해 레오 14세 교황과 면담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5월 즉위했고, 약 1년여 만에 우리 정상의 교황청 방문이 처음 이뤄지는 셈입니다. 교황청 국무원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어, 종교·인도주의·국제평화 의제까지 한 번에 다루는 통합형 외교가 됩니다.
3부 좌담 — 프랑스 에비앙 G7: 6월 16~17일, 우크라이나·중동·AI 안보를 함께 다루는 다자 무대
A: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마지막 6월 16~17일 프랑스 에비앙 G7 정상회의 참석입니다. 한국은 의장국 프랑스의 초청 형식으로 참여하는데,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7일 캐나다 캘거리-캐내내스키스 G7 정상회의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G7 무대에 서게 됩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규범 기반의 다자주의, 국제 질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가치를 공유하는 EU와 G7은 한국이 ‘G7 외교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수적인 협력 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B: 의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재건 로드맵, 중동 정세, AI 안보 거버넌스, 공급망 회복력, 기후 전환 등이 핵심으로 거론됩니다. 한국은 K-방산·K-원전·K-반도체·K-콘텐츠로 묶인 산업 카드와 함께 자원안보 의제까지 들고 가는 그림입니다.
4부 좌담 — 같은 주에 나온 한·사우디 아람코 면담: 원유·나프타·전략비축유까지
B: 유럽 순방과 거의 같은 시점인 6월 5일, 산업통상부 문신학 차관은 서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모하메드 Y. 알 카타니 다운스트림 부문 사장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알 카타니 사장은 정제·석유화학·글로벌 투자·트레이딩을 총괄하는 인물로, 그의 방한 자체가 한국 자원안보 외교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문 차관은 “어떠한 공급망 교란이 발생해도 한국이 필요한 에너지 자원에 적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아람코의 지속적인 협력”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A: 더 주목할 부분은 의제의 깊이입니다. 양측은 전략비축유 협력과 원유 저장 인프라 활용을 통한 자원안보 대응 역량 강화를 협의했고, 사우디 내 석유·가스·석유화학 등 주요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한국 기업의 플랜트 수주 확대도 함께 의제에 올렸습니다. 지난 4월 전략경제협력 특사의 사우디 방문 직후, 사우디가 한국에 대한 핵심 자원 공급에 적극 협력해 준 데 대해 문 차관이 “깊은 감사”를 표한 대목도 인상적입니다. 외교가 ‘말’이 아니라 ‘계약’으로 옮겨갔다는 신호죠.
5부 좌담 — 정상외교+자원외교의 결합이 한국 경제에 의미하는 것
- ① 대유럽 외교의 본격 재가동: EU 양자 정상회의 8년 만, 한-벨기에 수교 125주년, 한-이탈리아 멜로니 총리와 세 번째 회담, 레오 14세 교황 즉위 후 첫 한국 정상 방문.
- ② G7 외교 강국 도약 의지의 공식화: 위성락 안보실장이 직접 표현한 ‘G7 외교 강국 도약’이라는 표현은 한국이 단순 초청국이 아니라 다자질서 안에서 주도 그룹으로 들어가겠다는 신호.
- ③ 자원안보·공급망 다변화 동시 진행: 사우디 아람코와의 원유·나프타·전략비축유 협력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응.
- ④ 경제 외교의 입체화: EU(시장·규범)·이탈리아(산업·문화)·교황청(가치·평화)·G7(안보·기술)·사우디(에너지·플랜트)를 한 주에 패키지로 묶은 점.
- ⑤ 10일 4국 5회담: 압축된 일정이 의도하는 메시지는 ‘한국이 다시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적극적인 행위자가 됐다’는 선언.
6부 좌담 — 한국 산업 입장에서의 실제 기대 효과
A: 산업 차원에서 보면 이번 패키지는 5개 업종에 직접적인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첫째 방산·우주항공 —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벨기에 SABCA와의 협력 확대가 KF-21·KAI 헬기·차세대 드론 수출과 맞물립니다. 둘째 2차전지·차량용 반도체 — 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대응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유럽 현지화가 협정 서명식 의제로 거론됩니다. 셋째 K-원전·SMR — 체코·폴란드에 이어 이탈리아·벨기에에서도 SMR 모델 수출 협의 가능성이 있고, 프랑스 G7 무대에서는 한·미·프 원전 협력 그림이 검토 대상입니다. 넷째 K-콘텐츠·문화 — 피렌체·로마 일정은 한국 문화의 럭셔리 시장 진입과 K-팝, K-드라마의 유럽 현지 제작 활성화 기반을 만듭니다. 다섯째 중동발 에너지·플랜트 — 사우디 아람코 면담은 GS건설·현대건설·삼성E&A의 중동 EPC 수주를 직접 지원합니다.
B: 자원안보 관점에서 한 가지 더 짚을 부분은 나프타입니다. 한국은 정유·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입의존도가 높고, 사우디 아람코는 한국의 최대 원유 공급선 중 하나입니다. 전략비축유 협력은 단순한 매입이 아니라 “한국 영토 또는 한국이 통제 가능한 인프라에 사우디산 원유를 보관·운영”하는 방향까지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중동발 호르무즈해협 리스크나 홍해 공급 차질 시 한국 정유사가 24~48시간 안에 가동을 유지할 수 있는 보험 역할을 합니다. 공급망 충격이 발생하기 전, 미리 인프라를 깔아두는 것 — 그게 바로 이번 사우디 면담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좌담 정리 — 한 주의 일정이 만들어내는 ‘한국 외교 1년차’의 결산
A: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6월 9~10일 벨기에·EU에서는 ‘유럽 시장에 한국 기업의 권익 보호망’을 설계하고, 11~15일 이탈리아·교황청에서는 ‘문화·산업·가치’를 묶고,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는 ‘안보·기술·다자질서’ 무대에 다시 한 자리를 잡는 그림입니다. 여기에 같은 주에 진행된 한·사우디 아람코 면담이 들어가면 ‘에너지 자원’ 카드까지 합쳐집니다.
B: 한국 입장에서 가장 큰 수확은 ‘한 번의 출장으로 다섯 가지 의제를 다 다룰 수 있다’는 외교 효율입니다. 정부 출범 1년차에 이 패키지를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외형 외교가 아니라, 유럽·중동·다자 무대를 동시에 묶는 ‘한국형 미들파워 외교 매트릭스’의 초기 모델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10일 일정의 끝에 어떤 공동성명·협정·발표가 나오느냐가 이번 순방의 진짜 성적표가 될 것입니다.
공식 원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유럽 순방·G7 일정 / 위성락 안보실장 공식 브리핑 / 산업통상부 — 한·사우디 아람코 면담